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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발 > 길섶에 버려진 사발 하나 흰 눈 꾹꾹 눌러 쌓이고 마음을 주린이여 와서 드소서 성불하소서 2020. 12. 26.
그 쇳물 쓰지 마라 공식 음원 펀딩 벗님들, 안녕하십니까. 당진 용광로 산재사고 10주기를 맞아 산재유족을 위로하고 안전한 일터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지난 9월부터 시작한 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현재 200명을 넘어 순항 중입니다. 다른 챌린지와 달리 노래를 배우고 익힘은 물론이고 공개된 인터넷 공간에 목소리를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음에도 많은 분들이 용기 있게 참여하시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나아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힘을 보태는 중입니다. 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확인하는 요즘입니다.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하는 프로젝트퀘스천에서 최종 음원 제작을 위한 펀딩을 시작하였습니다. 음원은 12월에 정식 음원 등록될 예정이며, 수익금은 전액 김용균 재단에 기부되어 안전한 일터를 바라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쓰이게 됩니다.. 2020. 12. 18.
< 어둠에서 빛으로 > 밤그늘 같은 느티나무 아래로 우리는 걸어 들어갔다. 무성한 나뭇잎을 비집고 이마에 내려앉는 햇살을 느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약간의 휴식과 동정과 마취라는 것을 알았다. 세상은 당분간 붕괴되지 않으며 미래는 어디로도 가지 않고 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가설을 믿기로 했다. 서로의 막막한 눈동자를 흘기기보다는 나란히 먼 곳을 응시하며 외지고 어둡고 희박한 운명에 행운이 가닿기를 소망하였다. 끝이라는 허구를 가차 없이 지우면서, 지우면서 2020. 12. 17.
< 혼자가 아니다 > 너를 위해 모이겠다.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쪼개어 하나는 너의 어깨, 하나는 너의 손목 하나는 너의 시큰한 콧등에 올리겠다. 무기력이 너를 베개 삼아 누우면 결을 따라 가만히 빗질해주어라. 마른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소리를 흩어지게 두어라. 상처를 걱정하지 마라. 맨발로 뛰어도 다치지 않을 보드라운 해변이 너에게도 있지 않으냐. 체했을 뿐이다. 웅크린 등을 토닥이고 창을 열어 바람을 들이겠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2020.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