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168 < 가느다란 격려 > 타인의 주위를 공전하는 건 쓸쓸한 일이었어 빅뱅 이후 줄곧 별과 별 사이가 멀어짐을 느끼며 나는 철들었지 일생 어울린 사랑도 종내 멀어지리란 걸 오랜 친구여 세상을 탓하지 말자 상식을 뒤집으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법 외로움을 이기자 천동설을 믿자 2022. 7. 21. < 좋은 인생 > 이따금 잠을 설치며 잘 살고 있나 싶다가도 후련히 울고 나면 까짓것 잘 살면 되지 싶고 하지만 비법을 모른 채 오후의 냇물에 미래를 띄어보았다가 함께 떠내려가 주름만 늘어 돌아온 저녁. 부질없는 짓. 야금야금 살다 보면 천지신명이 알아서 하실 일. 내일이 있는 한 어떻게든 될 일. 2022. 7. 10. < 쓸모 > 마침내 나는 카테고리에 속하였다.검토되고 분류된다는 건 행운이지만결핍의 말을 편식하는 동안지병을 얻었다각기병을 앓는 살가죽처럼 탄력 잃은 표현은번번이 뼈에 눌어붙고익숙한 손목이 생산한 문장은개조차 먹지 않는다이제 와 새롭고 낯선 어휘를 발견한들눈은 흐려졌고 화학반응마저 없으니얄팍한 재간을 폐기할 때가 되었다발라먹고 남은 앙상한 문장부터외진 곳에 버려야겠다돌아오는 길이 아무리 덤덤하여도그간의 고락을 생각하면우는 척이라도 해야 옳다나는 쓸모 있었는가? 2021. 2. 25. < 사람을 찾습니다 > 사람을 찾습니다 > 산이 많은 나라에서나는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습니다.당신은 어디에 사시나요. 우리 눈은 마주쳤을까요.옷깃이 스쳤을까요.어깨를 부딪혔다면 미안합니다. 오늘도 밤새워 편지를 쓰는 까닭은이른 아침에 태우기 위함입니다.용건이 분명한 연기를 피우기 위해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부채질을 해야 합니다. 보고 싶다 말하기엔 늦었고그립다 말하기엔 섣부르다는 걸 압니다.바쁜 당신은 하던 일을 하십시오. 다만 매캐한 안부가 코 끝에 닿거든허리를 세워 산 너머를 봐주십시오. 나 여기에 있습니다. 2021. 2. 21. 이전 1 2 3 4 5 6 7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