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165 < 좋을 때다 > 연인의 시선은나긋한 깃털바라만 보아도타는 간지럼 2020. 7. 25. < 소유와 자유 > 겨울 숲에 큰달이 갇혀있었습니다. 그가 벗어나려 하면나그네는 걸음을 옮겨숲 가운데에 가두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밤새 곁에 두고옛이야기를 듣고 싶지만젖은 몸이 얼기 시작했으므로 못내 체념해야 했습니다. 아쉬움에 기침을 토하니눈발만이 굵어졌습니다.눈을 헤치며 숲에서 멀어지자달은 별들 곁으로 달아났습니다. 설원 위로 가는 흰 여우는 달처럼 자유롭습니다.오갈 데 없는 나그네도우두커니,자유롭습니다. 2020. 7. 24. < 봉숭아 > 첫눈을 기다리며 물들겠다. 나쁜 친구처럼 물들어 사랑을 유인하는 헤픈 손버릇이 되겠다. 2020. 7. 7. < 나비여도 괜찮아 > 온종일 나비를 외친 건 소년이었으나정작 그를 불러 세운 건키 작은 패랭이꽃이었다.사춘기 소년은 사랑이 궁금하여울타리를 넘었다.나비가 꿀을 들이켜는 동안꽃은 조금 휘청거렸고소년은 처음으로 취기를 느꼈다.붙들려 가는 차 안에서사람이 그래선 못 쓴다는꾸지람을 들었으나차창 밖으로 내민 손이바람 속을 능란하게 날고 있었다.어째서 내가 사람인가. 2020. 6. 30. 이전 1 ··· 6 7 8 9 10 11 12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