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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소유와 자유 >

by 제페토* 2020. 7. 24.

< 소유와 자유 >

 

 

겨울 숲에 큰달이 갇혀있었습니다. 
그가 벗어나려 하면

나그네는 걸음을 옮겨

숲 가운데에 가두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밤새 곁에 두고
옛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젖은 몸이 얼기 시작했으므로 
못내 체념해야 했습니다. 


아쉬움에 기침을 토하니
눈발만이 굵어졌습니다.
눈을 헤치며 숲에서 멀어지자
달은 별들 곁으로 달아났습니다. 


설원 위로 가는 흰 여우는 
달처럼 자유롭습니다.

오갈 데 없는 나그네도

우두커니,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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