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송 >
늙은 그가 서 있다.
속마음이 궁금하여
청진기를 대봐도
고요하다.
그는 청청하며
악어의 외피를 가졌으되
희멀건 뱃가죽 같은 건 없다.
그의 역사는 단단하다.
눈비에 젖어 물러질 만도 하였으나
해풍에 맞서 육체를 단련했다.
나보다 오래 산 그를
마땅히 우러르면서도
굽은 몸 한 귀퉁이에는
안일한 속살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니다.
저 악쓰는 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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