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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해송 >

by 제페토* 2020. 6. 6.

< 해송 >

 

 

늙은 그가 서 있다. 


속마음이 궁금하여

청진기를 대봐도 
고요하다.

 

그는 청청하며
악어의 외피를 가졌으되
희멀건 뱃가죽 같은 건 없다.

 

그의 역사는 단단하다.
눈비에 젖어 물러질 만도 하였으나
해풍에 맞서 육체를 단련했다.

 

나보다 오래 산 그를

마땅히 우러르면서도 
굽은 몸 한 귀퉁이에는
안일한 속살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니다.

저 악쓰는 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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