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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나비여도 괜찮아 >

by 제페토* 2020. 6. 30.

< 나비여도 괜찮아 >

 

 

온종일 나비를 외친 건 소년이었으나

정작 그를 불러 세운 건

키 작은 패랭이꽃이었다.

사춘기 소년은 사랑이 궁금하여

울타리를 넘었다.

나비가 꿀을 들이켜는 동안

꽃은 조금 휘청거렸고

소년은 처음으로 취기를 느꼈다.

붙들려 가는 차 안에서

사람이 그래선 못 쓴다는

꾸지람을 들었으나

차창 밖으로 내민 손이

바람 속을 능란하게 날고 있었다.

어째서 내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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