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여도 괜찮아 >
온종일 나비를 외친 건 소년이었으나
정작 그를 불러 세운 건
키 작은 패랭이꽃이었다.
사춘기 소년은 사랑이 궁금하여
울타리를 넘었다.
나비가 꿀을 들이켜는 동안
꽃은 조금 휘청거렸고
소년은 처음으로 취기를 느꼈다.
붙들려 가는 차 안에서
사람이 그래선 못 쓴다는
꾸지람을 들었으나
차창 밖으로 내민 손이
바람 속을 능란하게 날고 있었다.
어째서 내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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