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신욕 >
구름빛 욕조에 일생을 담그고
천천히 무릎을 세우면
서로를 잘 아는
두 개의 섬이 생겨났다.
세상에 몸처럼 가여운 것이 없고
오늘도 세상은 냉랭하였지만
따뜻한 아로마 향 바다는
타박상 입은 주인을
온종일 기다려주었다.
귤을 까먹으며
해무 자욱한 섬 사이를
오래도록 오갔다.
외로움은 더 이상 문제 되지 않는다.
손 뻗으면 닿는 섬이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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