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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관계의 각도 >

by 제페토* 2019. 1. 23.

< 관계의 각도 >

 

 

지구는 둥급니다.

때문에 멀리 떨어진 우리는

서로 다른 각도로 서성입니다.

사랑은 면밀히 계산되지만

번번이 어긋납니다.

당신은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고

이곳과는 다른 각도로 쏟아지는 햇빛을 받으며

수직으로 서있습니다.

이제 와 근황을 묻는 건 무의미합니다.

지낼만합니까.

당신은 북극성처럼 존재하지만

좀처럼 찾아갈 수 없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지구는 둥글고

사람들은 거꾸로 매달려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알게 뭡니까.

다행히 우리는 닮은 구석이 있어서

고집을 접을 수만 있다면

다시 거리를 좁히고

아예 끌어안음으로써

외로움의 각도를 좁힐 수 있겠습니다.

다시 올 성탄 전야에는

함께 수평을 이룰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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