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날 >
살아있다는 것은
가능성이다.
울 수 있다면
웃을 수도 있으리라는.
만날 우울한 얼굴들도
움푹한 볼 안에는
어머니 자궁에서부터
웃을 줄 아는 근육이 구비되어있다.
그러니 영영 웃을 수 없게 됐노라는
체념은 섣부르다.
귀와 가까운 그것은,
턱과 어울려 밥이나 축낸다고 여겨지는 그것은,
예컨대 그리운 벗이 전화를 걸어오는 날
시무룩한 입꼬리를
귓불 곁으로 끌어당길 것이다.
반가운 목소리
함께 듣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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