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을 내놓는 잠버릇 >
몽유병자처럼 이불 밖을 배회하다
새벽녘에 돌아온 발.
먼 나라 눈을 밟고 왔는지
동상의 흔적이 있다.
초가을에 겨울을 만나러 갔다는 건
서럽다는 증거.
내 잠버릇으로 인해 외로웠을 그를
이불 속으로 불러들인다.
식은 뺨을 베갯잇에 비비며
혼미해지는 동안에도
시린 발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다.
나는 허깨비처럼 중얼거린다.
올가을도 잠깐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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