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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가을이 오다 >

by 제페토* 2018. 9. 20.

< 가을이 오다 >

 

 

거짓말처럼 가을이 왔습니다.

오죽했겠습니까마는,

입간판이 넘어진 것은

바람에 진심이 실린 까닭이겠지요.

선풍기를 닦는 주인 얼굴이

죽은 사람처럼 평온합니다.

다들 한시름 놓았습니다.

비가 서너 번 더 내리면

기록적인 더위는 옛날 얘기처럼 시들해질 테고

고열에 시달리던 밤이

외려 그리울 날 있겠네요.

가령 혹한의 성탄 전야에 

부둥켜 안은 연인 곁으로 귀가하는

홀몸의 질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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