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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가득하다 >

by 제페토* 2018. 10. 23.

< 가득하다 >

 

 

나뭇잎이 땅에 닿기까지

오롯이 지켜본 이가 몇이나 될까?

우리는 보지 못한 것을 본 것처럼 말하는

불량한 습성이 있다.

 

술 약속을 깨자.

잠자코 가로수 아래에

눈도 깜빡 말고 서서

낙하의 전과정을 지켜보자.

 

잎이 가지에서 분리된 이 순간,

비로소 나뭇잎은 낙엽으로 불리고

우수가 깃든 소품이 되었다.

머잖아 헤어지는 연인의 발밑에서

눈물 대신 기념할만한 소릴 내 주리라.

 

짧은 활공 그리고 착지.

그 사이에 우리는 인생을 살았다.

새 생명이 태어났고, 누군가의 일생이 끝났다.

삶에 생략은 없으며

세상에 빈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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