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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소풍을 위하여 >

by 제페토* 2018. 9. 27.

< 소풍을 위하여 >

 

 

구겨진 미간을 펴고

느티나무 그늘에 누우면

맨발을 타고 번져오는 온기에

코뿔소라도 졸지 않을 수 없으리라.

 

소꿉장난 같은 도시락은

악어처럼 해치우고

꿈결같은 아이스크림은

쇠처럼 녹이자.

 

초가을 하늘이 제 도리를 다하고

전신의 무게를 느낄 수 없을 때,

그때가 바로 절정의 순간임을

의심치 말자.

 

사상 최고의 미소가

천 리 밖에서도 목격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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