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풍을 위하여 >
구겨진 미간을 펴고
느티나무 그늘에 누우면
맨발을 타고 번져오는 온기에
코뿔소라도 졸지 않을 수 없으리라.
소꿉장난 같은 도시락은
악어처럼 해치우고
꿈결같은 아이스크림은
쇠처럼 녹이자.
초가을 하늘이 제 도리를 다하고
전신의 무게를 느낄 수 없을 때,
그때가 바로 절정의 순간임을
의심치 말자.
사상 최고의 미소가
천 리 밖에서도 목격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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