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단 >
우리 분명히 하자
나는 위 上
너는 아래 下
분하다 생각 마라
툭 까놓고 너나 나나
가운데 中 같은 건 추구한 적 없었다
내가 그러했듯
너 또한 위 上을 숭앙하고
아래 下를 멸시했다
위 上의 날은 반드시 도래하되
다만 더디 올뿐이라 믿는 너에게
얼마간의 치욕쯤은
기꺼이 견딜만한 것이었기를 바라며
그랬다면 일단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날이 올는지
요새는 귀신으로서도 알 턱이 없을 것이나
까짓것, 너에게만은 온다 치고
그렇더라도 우리 이것만은
분명히 해두자
지금 나는 위 上
너는 아래 下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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