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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계단 >

by 제페토* 2013. 6. 8.

< 계단 >

 

 

우리 분명히 하자

나는 위 上

너는 아래 下

분하다 생각 마라

툭 까놓고 너나 나나

가운데 中 같은 건 추구한 적 없었다

내가 그러했듯

너 또한 위 上을 숭앙하고

아래 下를 멸시했다

위 上의 날은 반드시 도래하되

다만 더디 올뿐이라 믿는 너에게

얼마간의 치욕쯤은

기꺼이 견딜만한 것이었기를 바라며

그랬다면 일단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날이 올는지

요새는 귀신으로서도 알 턱이 없을 것이나

까짓것, 너에게만은 온다 치고

그렇더라도 우리 이것만은 

분명히 해두자

지금 나는 위 上

너는 아래 下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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