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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오랜만의 귀가 >

by 제페토* 2024. 10. 20.

< 오랜만의 귀가 >

 

 

농도 짙은 밤을 과음하고
방 안으로 굴러떨어졌다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할 수 없는 자는
애인의 품도 나락이었다

이곳은 쉽게 헤어날 수 없는 구덩이
불길한 미래를 저지하고
엄습하는 좌절을 방어할 요량으로 조성한
견고한 참호

친구여 나를 끌어내 주게
이만 전쟁을 끝내주게
차라리 현관문을 잠그고
열쇠를 삼켜버리게
이런 자는 세상에 없었노라며
못 본 척 돌아가 주게

오랜만의 귀가였네
실로 오랜만의 외출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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