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당동에서 >
술을 샀습니다
나만큼 가난한 후배에게
한턱을 냈습니다
오래전부터 그는
곱창을 노래했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계산대 앞에서
승강이를 벌였습니다
더치페이 하자는 것을 나무라고
버스에 태워 보냈습니다만,
깜빡 잠들어
정류장을 지나치면 어쩌나
술 취한 그가 염려됩니다
그래도 품에서 꺼내어 들던
녀석의 주린 지갑이
당분간 안전해졌습니다
걱정 덜어낸 내 마음도
당분간은 안전해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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