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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사당동에서 >

by 제페토* 2012. 1. 19.

< 사당동에서 >

 

 

술을 샀습니다

나만큼 가난한 후배에게

한턱을 냈습니다

오래전부터 그는

곱창을 노래했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계산대 앞에서

승강이를 벌였습니다

더치페이 하자는 것을 나무라고

버스에 태워 보냈습니다만,

깜빡 잠들어

정류장을 지나치면 어쩌나

술 취한 그가 염려됩니다

 

그래도 품에서 꺼내어 들던

녀석의 주린 지갑이

당분간 안전해졌습니다

 

걱정 덜어낸 내 마음도

당분간은 안전해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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