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를 화장하고 >
괴로운 마음에 죽도록 마신 나는
그래도 출근은 해야겠기에
집으로 걸어가는 길
호시탐탐 튀어 오르는 아스팔드의 도발을
씨팔, 하고 밟아 준 다음 골목길 들어서는데
모퉁이에 건들거리며 섰던 전봇대 녀석이
지퍼 내리느라 방심한 나를
아리랑치기다! 하고 젖은 뺨 후려치길래
텔레비젼에서 본 대로 와락, 클린치를 한 다음
잘못 했지? 물으니, 잘못 했습니다! 해서
친구 놈 죽은 것도 잊은 채
노글노글해진 무릎으로
삼바춤이던가
차차차던가
아, 비는 어찌 그리 내리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