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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화해 >

by 제페토* 2011. 4. 19.

< 화해 >



왜 또 시작이야

뭐가 또 불만이야

치려면 쳐

옛날처럼 쳐보라고


옘병헐 년 뭘 잘했다고 

네가 밥을 제때 챙겨줘 봤어

빨래를 제 때 해줘 봤어

뭐 하나 마음에 드는게 있시야지


나도 낼모래면 칠십이야 칠십

종일 밭에서 긍매니라

관절도 아프고

허리도 아픈데

더 이상 어쩌란 말야


그러니까 뒈져 어서

살아 봐야 고생 아냐

농약을 쳐먹든지 목을 매든지

이건 사람 사는 낙이 있나

온종일 개새끼만 끼고 자빠졌고

칠십둘에 경비 일은 쉬운줄 아나

서방 관절은 무쇤가

서방 허리는 무쇤가

댕겨 오면 반길줄을 아나

수고 했단 말 한마딜 하나

각방 쓴지도  이십년이다


그래그래 뒈질테니 

어디 나 없이 살아봐

더는 살고 싶지 않아


자알 생각 했다 

솔직헌 얘기로 

늙으면 빨리 뒈지는게 

새끼들 위하는거에요

그러엄


아이고 아부지 

아이고 아부지


다음날, 

부모님은 읍내에서 

갈비탕을 사드셨는데

갈비탕은 어머니가 제일 

좋아 하시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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