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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첫 키스 >

by 제페토* 2014. 9. 10.

< 첫 키스 >

 

 

배운 적 없이도 눈이 감겼다

교과서 대로 기우는 고개의 각도

물 샐 틈 없이 포개지는 입술

정답!

 

우리는 녹아서

스미기 좋은 액체가 되고

아예 쏟아져 들어가

모든 방에 범람하였다

우릴 멈출 수 있는 건 오직 제한 없는 시간뿐

메말랐던 것은 모두 젖었다

그것은 헤어지고 안 일

 

아직 입술을 떼지 않은 지금은

말랑거리고 따뜻하고 축축하고

말하자면 살 맛이 나고

그래서 산다는 건 좋은 것이고

너와 나 사이의 경계는

될 대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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