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김밥 >
노부부가 천국으로 들어갔다
한 줄 김밥을 서로의 입에 넣는 것으로
두 사람의 오후는 구원받았다
김이 밥을 안은 것처럼
빈약한 서로를 감싸며
크게 터진 적 없이 한세상 살다 간다면
그것으로 감사할 일 아니겠는가
'고생하지 말고 죽음은
김밥의 단면처럼 단호히 오라'
해와 사랑은 길어져 가고
김밥만이 짧아진 지금
남은 하나를 놓고 거칠게 도지는
한국의 미덕
계산은 내가 할 테니,
문지기여 보게나
저 한 쌍의 성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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