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림에 대하여 >
갈 사람은 가라.
가고
남은 우리는 천천히 가자.
그렇게 우리는
월요일이 서둘러 가도록
길을 터줄 수 있어야 한다.
화요일
점심 먹는 사이에
주말은 서둘러 와라.
너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
가령,
가을을 이쯤에서 멈추자.
지지 않는 코스모스와
내려앉지 않는 잠자리와
휘지 않는 억새와
적당히 물든 산과
아, 겨울이 오면 끝이겠지만
하는 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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