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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느림에 대하여 >

by 제페토* 2013. 10. 15.

 

< 느림에 대하여 >

 

 

갈 사람은 가라.

가고

남은 우리는 천천히 가자.

그렇게 우리는

월요일이 서둘러 가도록

길을 터줄 수 있어야 한다.

 

화요일

점심 먹는 사이에

주말은 서둘러 와라.

너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

 

가령,

가을을 이쯤에서 멈추자.

지지 않는 코스모스와

내려앉지 않는 잠자리와

휘지 않는 억새와

적당히 물든 산과

 

아, 겨울이 오면 끝이겠지만

하는 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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