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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다시 걷기 >

by 제페토* 2019. 8. 21.

< 다시 걷기 >

 

 

함께 밥을 먹읍시다.

넉넉한 반주로

상한 마음을 게워 내어

속병을 치료합시다.

 

다시 걸어봅시다.

작은 물병을 들고서

멀리는 말고

사거리까지.

 

해 볼 만했다면

다음 사거리까지.

그렇게 서너 번 너덧 번 가다 보면

어렵다는 세상 종주를

해낼 수 있을 테지요.

 

시공의 틈새로 먼 데 사는 당신을 봅니다.

머리가 희고 주름이 깊은,

비록 부자는 못되었으나

눈매가 극락 같은 여든일곱 살.

나는 당신이 해낼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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