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걷기 >
함께 밥을 먹읍시다.
넉넉한 반주로
상한 마음을 게워 내어
속병을 치료합시다.
다시 걸어봅시다.
작은 물병을 들고서
멀리는 말고
사거리까지.
해 볼 만했다면
다음 사거리까지.
그렇게 서너 번 너덧 번 가다 보면
어렵다는 세상 종주를
해낼 수 있을 테지요.
시공의 틈새로 먼 데 사는 당신을 봅니다.
머리가 희고 주름이 깊은,
비록 부자는 못되었으나
눈매가 극락 같은 여든일곱 살.
나는 당신이 해낼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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