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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흐르다 >

by 제페토* 2019. 10. 29.

< 흐르다 >

 

 

사랑은 흐릅니다.

더디 솟는 액체입니다.

억지 부릴 수 없으며

분비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사랑이 흘렀습니다.

어머니에게서 나에게로

아버지에게서 나에게로

나는 몸이 젖은 줄도 모르다가

새치를 뽑은 밤에 깨었습니다.

후회가 가슴을 먹어치우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뒤돌아 샅샅이

길 위에 흘린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과 나누어야겠습니다.

기쁨은 흐릅니다.

빠르게 솟는 액체입니다.

두 눈이 흥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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