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성 >
빈병에 설탕을 부을라치면
희고 완만한 언덕이 될 뿐
뾰족이 높아질 새 없이
아래로 옆으로 흘러내린다.
이유는 입자에 있다.
알갱이 하나하나가
함께 높아지지 못할 바에는
함께 낮아지기로 하는
그 무구한 천성.
설탕은 차오를 테고
이들이 어떤 맛일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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