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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낮잠 >

by 제페토* 2018. 6. 9.

< 낮잠 >



오랜 침식이 있었고

주름이 깊어지셨습니다

잠든 곁에 누워 보니

능선이 예년보다 높습니다

눈 비 뿌린 흔적들

홍수에 젖은 세간들

쓰레기차에 실려간 삼십만 원

지긋지긋한 술시중

억지시집가던 배우개 고개

봄마다 솟던 보릿고개

고개

그놈의 고개들.

나는 기억도 못하면서

이마가 침식되고 있습니다

만나서 고맙고

지난날은 유감입니다

용케 넘어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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