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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귀가 >

by 제페토* 2016. 2. 2.

< 귀가 >

 

 

오늘도 불 밝힌 창문에

숨결이 서리었습니다

행입니다

귤은 조생종이면 좋고요

살얼음이 앉은 언덕을

조심조심 오세요

잡곡 넣어 구수한 저녁밥은

칙칙폭폭 다 돼 가고

당신이 좋아하는 두부조림도

조글조글 간이 배 갑니다

우리의 알뜰함을 증명할 고지서는

아침 일찍 도착했고요

젖비린내 가득한 방에서는

아가의 꿈이 멀리 갔네요

깨어도 좋으니

당신만을 위해 열린 문으로

어서 들어오세요

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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