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복 >
눈이 내리고 있었고
남자는 지각을 했지만
한 시간을 기다린 여자는
그런 것쯤 상관없었다
지체 없이 팔을 엮는 그녀의 뺨은
기뻐서 붉었다
이제부터는 당신들이 잘되기만을 빈다
서로가 아까워서 빗맞히는 눈싸움과
다소 고전풍의 추격전이
무사히 끝나기를 바란다
저물어 가는 이들은 부럽기만 하나니
생강 같은 그대들은 눈치 볼 것 없다
살아갈 날들의 혹시 모를 불운은
새치 돋은 내 머리에
어울리게 쌓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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