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산 >
거기에 있어라
내려오면 안 된다
산 아래 세상은 늘상 화가 나 있고
밟히며 사는 이들조차
너는 죽어도 싸다 말했다
사람을 해친 것은 네가 아니고
배추밭을 파헤친 것도 네가 아니나
코가 닮았으니 너는 죽어야 한다
들어라
도시에는 몸을 숨길만한 덤불이 없고
사살을 지시한 이는
하소연 듣는 말귀가 어둡다
그의 소파는 지나치게 안락하고
약자의 신음에 둔감하며
너의 처지를 알만한 유일한 이는
너를 쏘기로 되어 있다
이유는 묻지 마라
산 아래 세상에서 익숙한 일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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