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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친구 >

by 제페토* 2013. 6. 25.

< 친구 >

 

 

놀러 나온 두 소년이

발맞추어 걸었다

부축하듯 서로 어깨를 엮는 것으로

한나절의 운명을 엮었다

오솔길은 이내 끝나고

집 나올 적 기대감과 파릇한 우정은

펄펄 끓는 개활지 앞에

단단히 시험 들었다

 

소년들은 나아갔고

짧지 않은 길 위엔

개구리며 살무사가

병사의 죽음처럼 타죽었다

절름발이네 논둑길을 지날 때쯤엔

땀 젖은 실루엣 하나가

잠시 휘청인 듯도 한데,

누구도 먼저 어깨를 풀지 않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그들에게

길은 멀어지는 심술을 부렸지만

넋조차 녹이는 도가니 속이라도

작은 보폭이나마

멈추지만 않는다면

길 끝 너머 좋은 세상

만날 수 있겠지?

 

머얼리, 신작로 끄트머리에

이국의 도시가 아른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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