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릿고기 골목에 관한 소고 >
어깨싸움하듯 늘어선 가게마다
사람들이 먹는다.
부단히 먹는다.
인간 위벽의 표면적은
대개 평균을 상회하지만
어디, 욕망도 그러할까.
송장냄새가 언뜻 풍겼고
진열대마다 창백한 낯가죽이
겹겹이 엎드려 위장 속 어둠을 기다렸다.
알맞게 썰어 낸 한때의 표정이
접시 위에 일그러졌다.
잔을 부딪히고
수저를 떨구고
언성을 높이며
먹는다.
부단히 먹는다.
나는 골똘히 생각한다.
이 모든 일이 어쩌다 시작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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