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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외포리 >

by 제페토* 2018. 6. 18.

< 외포리 >



해가 서해상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우리는 앞다투어 취했고

누군가 훌쩍거렸지만 모르는 척했다


저렇게 지는구나

저 무거운 세상이


우리 중 누군가가 방귀를 뀌었지만

다들 잘 참아냈다

저 무거운 것이 지는데!


얘들아, 태양은 내일도 진단다


K가 소주의 급소를 팔꿈치로 내리찍었다

이혼 소송이 길어져 낙이란 걸 잊은 그는

열두 병째 소주를 쳐죽일 작정이었다

조선족 아줌마가 테이블을 다시 세팅했고

우리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잔을 채웠다


내일도 태양이 진다니!


우리는 살아도 그만

취해도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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