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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욕망이 죽는 양태 >

by 제페토* 2025. 2. 28.

< 욕망이 죽는 양태 >

 

 

멀리 성곽을 보았다 해서
스스로를 성의 일원이라는 믿는다면 바보다

나는 거기로 들어갈 배짱이 없으므로
이곳 산마루에서 잠시 바람을 쐬다가
몸이 식으면 익숙한 길을 따라 내려갈 것이다
그곳과는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 비탈을 따라
종내 멀어지는 길을

후회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는 내가 꿈꾸었던 사랑이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애초 나의 여정에
성으로의 진입은 계획되지 않았으니까

시야에서 성이 사라지고 오래지 않아 
약간의 아쉬움을 표명할 수는 있겠다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안 나네,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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