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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풍경에 대하여 >

by 제페토* 2024. 12. 15.

< 풍경에 대하여 > 

 

 

너는 풍경이었다.
계절처럼 바뀌는 표정과
버들가지 손짓과
낙조에 젖은 안색과
카나리아 웃음소리를 나는 사랑했다
일렁이는 머리칼은 장관이요
함박미소는 백미였으므로
나는 그만 바보가 되어서
산그늘 시퍼런 너의 가슴팍에 세 평 오두막을 짓고
평화로운 오후에 일생을 마치는 상상을 했었다.
이제 너는 어디에서 병든 일생을 불러 모으고
탄성을 자아내며
오두막을 짓게 할까
실바람만 불어도 너울춤추던
못내 잊히지 않을

풍경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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