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끄러운 애도 >
연민이 봄볕 같아도
분노가 불볕 같아도
네가 묻힌 땅은 얼음장이다.
세상에 영혼이란 것이 있다면
또래의 입김에 섞이어
눈 덮인 놀이터를 선회했을 테지만
무슨 수를 써도 너는 돌아올 수 없다.
안일한 자들이 멍든 손을 놓친 이후로
더 이상 재잘거리지 않을 만큼
너에게 침묵은 쉬운 일이 되었지만
작은 점처럼 외로이 웅크린 마지막을 생각하면
이제 와 눈이 붓도록 울어준들
이름만이 서러워질 뿐이다.
너의 죽음은 너무 이르고
나쁜 습관처럼 우리는 면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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