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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유예 >

by 제페토* 2013. 9. 9.

< 유예 >

 

 

불탈 것을 입고

썩을 것을 삼키며

무너질 곳에서 잠들었다

 

떠날 사람을 사랑했고

사라질 별을 노래했으며

시들 꽃에 물 주었다

 

세월은 갈 테고

 

불 꺼질 태양 아래 허덕이느니

증발할 바닷물에 몸 던지려는데

뺨도 밟지 않고 눈물이

제 본질 속으로 투신했다

 

다 큰 사내가 부끄러이 우는 일도

세상 지나던 중에 아주 잠시일 뿐

그 또한 잊힐 테고

어디, 누가 이기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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