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빈 가득 >
낙엽을 떨구고
나무는 텅 비었고
집착으로 과열된 세상에서
얇은 외투만을 걸친 나도
비우자는 일념으로
소유의 무상함을 꽁꽁 언 발등에 서술했다.
겨우내 눈을 맞으며
세상은 텅 비었고
말끔히 비워내지 못한 나만이
거실에 앉아 봄볕으로 잔재를 태우는데
두 눈 가득 들어오는
목련.
아, 나는 잠시도 빌 틈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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