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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가는 대로, 함부로

< 텅빈 가득 >

by 제페토* 2020. 11. 27.

< 텅빈 가득 >  


낙엽을 떨구고 
나무는 텅 비었고 

집착으로 과열된 세상에서 
얇은 외투만을 걸친 나도 
비우자는 일념으로 
소유의 무상함을 꽁꽁 언 발등에 서술했다.

겨우내 눈을 맞으며

세상은 텅 비었고

말끔히 비워내지 못한 나만이

거실에 앉아 봄볕으로 잔재를 태우는데 

두 눈 가득 들어오는 
목련. 

아, 나는 잠시도 빌 틈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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