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며

< 백치에게 >

제페토* 2017. 4. 23. 15:14

< 백치에게 >

 

 

배를 건지던 날

겨울은 구치소로 사라졌다

하지만 항구에서 기다리는 이들의 눈꺼풀 위에는

눈보다 서러운 것이 쌓여 있어

무너진 가슴 어딘가로부터

황소바람이 들이쳤다

 

수습될 우리의 사랑은

눈 감을 수 없어 서러우리니

흙을 씻어내는 동안 흘러내리는 것은

무엇이든 눈물로 쳐줌이 마땅하다

 

몇 번의 실신과 통곡이 잦아들 새벽녘에는

반성을 거부하는 백치에게

편지를 써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봄을 망친 자여, 못난 우두머리여

기도하라

돌아온 내 사랑의 어금니에

용서가 남아 있기를